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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에게 온전한 ‘먹거리산업’을 넘겨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지난 1958년, 조명분야의 불모지 시절에 회사를 창업해 올해 창립 59주년을 맞게 된 세전사 정태형 회장. 조명업계에서 원로로서는 유일하게 현역으로 활동 중이며, 창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항상 ‘정도경영’(正道經營)을 강조하는 정태영 회장을 만나 한국 조명의 어제와 오늘, 내일에 대해 들어보았다.

 

4면 만나고 싶은 사람-세전사 정태영 회장1.JPG

 

Q. 세전사는 올해 창립 59주년을 맞이합니다. 창립 59주년을 맞는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 조명을 잘 모르던 학창시절부터 전기 관련업체를 찾아 어깨너머로 배우고 책을 사서 공부하며 힘겹게 배운 것을 바탕으로 지난 1958년 창업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기업의 성장까지는 생각을 못했고, “내가 직접 만들어서 직접 판매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내가 직접 진다”는 생각만으로 일을 했습니다. 막상 59년이 됐다고 하니 “59년을 무의미하게 지내지는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59년 간 이 업계에서 성장해 왔다는 것에 긍지를 느끼게 됩니다.

특히 제품 가격에 대한 가치를 잘 지키고,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제품은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자세로 사업을 영위하다보니 고객들이 인정해 주어 지금까지 이 일에 즐거움을 찾고 열심히 임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Q. 지난 1958년 세전사 창립 당시의 국내 조명산업 환경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 당시 산업적 측면은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우리 선배 분들이 일정(日政)시절 때부터 가내공업으로 시작해서 시장을 만들고 기술을 전수해 주셨죠.

당시에는 수입 형광램프가 주종이었습니다. 일본 도시바, 히타치, 마쓰시타(내쇼날·파나소닉) 등의 제품이 괜찮았고, 다음으로 일본에서 투자한 대만제품이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국산은 거의 독과점 형태로 판매를 하다시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개발이나 투자에 힘쓰지 않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운 부분입니다. 당시엔 현금을 주지 않으면 제품을 사지 못하던 시절이었거든요.

형광램프용 안정기도 일본, 대만제품이 주로 유통되었고 간혹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미국제품이 있었습니다. 유럽제품은 초창기에 들어오지 않다가 일본 마쓰시타와 손잡은 필립스 제품이 천천히 한국 시장에 등장했고, 한참 후에 오스람 제품도 유입됐지만 큰 영향력은 보이지 못했습니다.

형광램프 수명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빴지만 사용하는데 큰 문제점은 없었고, 안정기의 경우 당시 금형 없이 수작업으로 생산을 하다 보니 수명이 짧은데다 소음이 무척 심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Q. 세전사는 과거 형광등, 방전등 제품에서 오늘날 고효율 LED제품까지 지난 59년 간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저력은 무엇입니까?

▶ 일의 즐거움에 빠져서 세월을 보내왔습니다. 업력으로도, 연령적으로도 가장 오래됐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책임감을 갖고 일을 즐겼던 직업의식이 지난 59년을 이끌어 온 힘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신의 노력에 의해 기업을 운영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 내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를 물려주어도 욕먹지 않도록 할 생각입니다. 상속은 재물만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성문화되지 않은 노하우까지 포함되는 것이죠. 이것을 자식과 직원들에게 고스란히 나누어줄 계획입니다. 함께 열심히 노력한 만큼 공동으로 분배하는 터전을 반드시 만들어 낼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주어진 시간까지 더 열심히 뛸 작정입니다. 지금 연건평 1,300평의 부지에 6층 규모로 신사옥을 건축한 이유도 전기설계·전기공사·통신·조명제조·연구소 등 모든 부문을 보강해 이 분야에서 ‘토털솔루션’을 구축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해서 영속성을 가지고 업계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Q. 원로로서, 또 대선배로서 이 업계에 전하는 말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우리 동업자들이 서로 거짓 없이 솔직해졌으면 합니다. 아무리 기업이 영리추구의 목적을 갖고 있다고 해도 정도(正道)를 지키고 서로 힘을 모아서 제대로 된 산업풍토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우리 후세에게 “우리는 이러한 일을 해냈노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터전을 구축했으면 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기업과 고객이 모두 이익이 되도록 노력하며, 특히 후세가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면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부탁드립니다.